2015년 돌아보기.

다사다난 했던 2015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매년마다 반복하는 일이지만, 올 한해 어땠는지 한 번 돌아보자.

 

2015년에는 3C라고 해서 ‘Change, Chance, Charge’라는 다소 손발이 오글거리는 목표를 잡았었다.

내 자신이 변하고,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방전된 나의 열정을 채워보자 뭐 이런 컨셉이였는데 변하긴 변했지만…건강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체중이 늘었고, 기회를 잡으려면 노력이 필요한데 그다지 노력도 안했고,

방전된 나의 열정은 오히려 바닥을 치다 못해 마이너스로 갔다.

핑계를 대자면 올 한 해 정말 심신이 힘들었다.

 

그래도 올 한해 몇 가지 기억에 남는 것을 적어보자면,

  1.  내가 운전을 하다니
  2.  내 집이 생겨서 이사를 하다니
  3.  내가 건강이 나빠지다니
  4.  내가 화장품에 빠지다니
  5.  내가 모바일 개편을 하다니

(…뭔 가 운율을 맞추고 싶었다…)

 

올해 2월 운전 연수를 2주 정도 전문 강사에게 배웠으나 이런저런 핑계로 운전을 넉 달 정도 놓고 있었다가 남편의 강한 권유로 운전을 하게 되었다. 여기 저기 남편을 옆에 태우고  왔다갔다 하다보니 출퇴근길, 인천 친정은 갈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 다만, 아직 혼자는 못간다는거…옆에 남편이 없으면 불안하고 좀 그렇다. 주차도 아직 미숙하고.  내년에는 혼자서도 왔다갔다하고 주차도  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4월에 내 집이 생겨서 (명의는 남편 명의지만) 남양주로 이사하게 되었다.

직장이 판교라 출퇴근 시간이 만만치 않지만 세입자 설움에서 벗어난 것은 너무나 좋다. 살림을 시작한 분당 정자동 집은 좁기도 했고 위험하기도 했고 주인이 좀 막판에 막장을 보여주기도 했었다. 원래 집이 깨끗한 편도 아니였는데 우리가 험하게 썼다는 식으로 매도하기도 하고…내 집이니 누가 나가라고 하지도 않고 대출금과 이자가 나가도 월세 나가는 것보다 아깝지도 않고 뭐 좋다.

 

 

살이 찌다보니 아무래도 건강에도 적신호가 왔다.

건강검진 결과 중 심장 쪽 정밀검사를 요망하는 내용이 있었다. 허혈성 심질환이 의심된다고 해서 하루 입원해서 심장초음파, 심장CT를 찍었다. 다시는 CT는 찍고 싶지 않다. 조영제가 들어갈 때의 그 느낌은 정말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다. 온 몸이 갑자기 확 뜨거워지고 특히 아랫도리가 타는 듯하게 뜨거워져서 숨이 탁 막혔다. 혈관을 못찾아서 여러 군데 팔뚝을 찔렀던 경험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내가 내 자신을 너무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온 결과이니 앞으로는 살도 좀 빼고 먹는 것도 인스턴트 말고 좀 제대로 된 음식을 먹어야겠다.

 

화장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모 커뮤니티의 미용 관련 카테고리와 코덕 블로거의 글을 보다보니 나도 모르게 하나 둘 화장품을 사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사게 된게 로레알 립제품, 우드버리 립 펜슬, 에스쁘아 아이라이너 들이다. 아마 최근 10년 동안 산 립제품보다 올 한해 산 립제품이 더 많을지도? 매일매일 다른 색 발라가며 하늘 아래 같은 색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도 재밌다. 점점 로드샵 제품 보다 맥, 바비브라운, 베네피트 등 고렴이 제품들도 관심이 가기 시작한다. 내년에는 고렴이에도 투자해보자. (남편이 이 글을 싫어합니다.)

 

입사 첫 해에는 회사 전 사이트 개편, 그 다음 해에는 사이트 관리단 개편을 이어서 올해는 회사 사이트 모바일 개편을 하였다.

작업하는 동안 슬럼프에 빠져서 허우적 거리기도 하고 일정을 못맞추기도 하고 IE6 같은 안드로이드 브라우저때문에 stackoverflow와 더 친해지기도 했다. 개편할 때는 참 힘들었지만 개편 관련 이벤트에 달린 고객의 더 편리하고 빨라져서 좋다라는 글을 보니 뿌듯하고 좋았다. 모바일 개편 리뷰는 조만간…글로 풀어볼 생각이다. 언제 쓸 지는 모르겠지만.

 

매년 마지막 날을 돌아보면, 항상 그 해에 세웠던 목표를 잘 지키지 못해서 스스로 부끄러워 하면서 한 해를 마무리했다.

오늘도 부끄러워하며 2015년을 마무리 하고 있다.

내년 이맘때는 제발 뭔가 성과가 있었다. 라고 적고 싶다.

 

진짜로 다사다난 했던 2015년 안녕~바이바이 짜이찌옌!

덧. 9월에 마룬5와 뮤즈 내한공연도 정말 못잊을 일.

 

 

 

 

[독서] 문구의 모험

올 초 적어도 한 달에 책을 3권 읽겠다. 라는 목표를 세웠었다.
이 정도면 그다지 빡빡한 목표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한 달에 한 권 읽기도 힘들었다. 그러던 중 이상한 모임에서 대림절 달력으로 크리스마스 전까지 하루 한 권 올해 읽은 책을 공유한다는 것을 보았다. 덕분에 이번 달 목표의 1/3은 달성하였다.
문구의 모험 앞표지

문구의 모험

나는 문구를 좋아한다. 주변 사람들은 이러한 나를 보고 문덕(문구덕후)이라고 부른다. 몰스킨 한정판과 각종 펜을 모으는 것을 좋아하며 그것들을 써보고 그 경험을 공유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내가 이 책을 사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표지에 그려진 옛날 문구들의 그림을 보고 어떻게 문덕이 그냥 지나칠 수 있으랴. 사실 표지의 그려진 문구들이 실제로 보였다면 그 문구를 사 왔겠지만.

문구의 모험은 주변에서 일상이 되어버린 문구의 역사에 관해 이야기 해준다.
그중 가장 흥미로웠던 챕터는 ‘만년필과 볼펜의 시대 – 볼펜과 만년필’, ‘몰스킨 노트의 마지막 페이지 – 종이’, ‘대가들의 연필 – 연필’, ‘냉장고의 하이퍼텍스트 – 포스트잇’ 부분이였다.

만년필을 만든 워터맨은 중요한 계약 서류를 작성하던 중 펜에서 잉크가 새어버려 서류를 망치고 새 계약서류를 준비하는 동안 고객을 놓치고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만년필을 발명하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극적인 홍보효과를 위해 꾸며진 이야기였다. 그 만년필은 우연히 구슬놀이를 하던 아이들을 보고 착안해 만든 볼펜에 한동안 밀렸었다. 요즘에는 오히려 만년필 판매가 안정적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만년필이 작업도구에서 장식품에 가깝게 여겨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것을 노린 것인지 몽블랑에서는 해마다 작가한정 만년필과 잉크를 내놓고 있다.

몰스킨은 빈센트 반 고흐, 파블로 피카소, 어니스트 헤밍웨이 같은 유명한 인사가 사용한 전설적인 노트라고 자신의 상품을 소개한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몰스킨과 그 유명한 사람들이 사용한 노트와는 같은 몰스킨이 아니다. 본디 몰스킨이라는 이름도 없었고 파리의 어느 문구점에서 팔던 것이었다. 1986년 그것이 단종되었다가 10년 후에 이탈리아에서 생산되어 판매되었다. 문구회사가 아닌 출판회사에서 재생산되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몰스킨은 그래서 노트별로 고유의 ISBN 번호를 갖게 되어 특별함이 부여되었다. 제조국이 이탈리아에서 중국으로 바뀌면서 종이질이 나빠졌다고 하지만 이 책에서는 종이의 원래 생산지는 중국이었고 오랫동안 세계의 제지 산업을 이끈 곳인데 그러한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다고 표현한다. 그런데 정말 중국으로 생산지가 바뀌면서 종이질이 더 얇아지고 예전처럼 펜이 종이 위에서 미끄러지던 느낌이 사라졌다. 나도 사실 중국산 몰스킨 보다 그 이전의 몰스킨이 그립다.

문구의 모험을 읽으면서 문구에 대한 한 편의 역사 다큐멘터리를 본 듯한 기분이 들었다. 평상시에 작업도구로 사용하던 것들이 이런 뒷 이야기가 숨어 있을 줄이야.

혹시 문구에 관심이 있다면 아래의 링크를 방문해보자.